서울역사편찬원이 조선후기 왕실의 어진봉안처였던 영희전의 건축 공사와 관련한 의궤 4종(남별전중건청의궤․진전중수도감의궤․남전증건도감의궤․영희전영건의궤)을 모은 국역서 ‘영희전 건축의궤집’ 1~4권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1권 《국역 남별전중건청의궤》(1677년), 2권 《국역 진전중수도감의궤》(1748년), 3권 《국역 남전증건도감의궤》(1858년), 4권 《국역 영희전영건도감의궤》(1900년)으로 구성하였다.

서울에 오래 거주한 시민들에게도 영희전은 낯선 이름이다. 조선 왕실은 왕의 어진(초상화)를 모시기 위해 어진봉안처인 ‘진전(眞殿)’을 두었는데, 조선후기 대표적인 진전이 영희전이다. 태조․세조․원종․숙종․영조․순조 등 여섯 왕의 어진을 모신 왕실의 중요한 추모 공간이었지만, 현재 건물은 사라지고 기록으로만 그 자취를 전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영희전 건축의궤집>

4종 의궤는 영희전 건축 공사에 관한 내용이다. 영희전을 다시 짓고, 늘려 짓고, 새로 지었던 상세한 건축 공사 과정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공사 조직과 운영 체계, 건축 재료와 건물 배치도, 어진 봉안 의례와 행렬(반차도) 등 상세한 기록이 남아있다. 단순한 건물 변화뿐만 아니라 영희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사료인 것이다. 4종 의궤 가운데 프랑스에서 반환한 외규장각 의궤(남별전중건청의궤․진전중수도감의궤)도 있어 사료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영희전은 조선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영희전은 그 이름보다는 ‘경모궁지’(현재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병원 부근)로 불리고 있다. 또한 영희전에 봉안되었다가 일제강점기 동안 창덕궁 신선원전에 옮겨졌던 어진도 6․25전쟁 당시 부산 피난 중 소실되고 말았다고 한다.

한편, 서울역사편찬원 이상배 원장은 이번 국역서를 발간하며 “이번에 번역한 4종의 영희전 건축 의궤가 기록 속에서 이름만으로 현전하는 영희전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영희전을 연구하는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관련자료 서울역사편찬원)